누군가가 부탁이나 제안을 하면 가능한 들어준다.
부탁하는 그 마음이 느껴지고 그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물론 할 수 없는 범위의 것은 해줄 수 없다.
큰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한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스카이캐슬의 예서엄마(염정아 역)처럼 엄마 역할을 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래서 바빠도 딸이 말하는 것들은 거의 해 주려고 한다.
일정과 달리 일찍 하교 하게 된 날 아침,
딸아이가 마치는 시간에 데리러 올 수 있냐고 물었다.
학교에 데리러 갈수는 없지만, 수업을 마친 후 ‘바로 나와’ 버스를 타고 집근처 정류장에 도착하면
집까지는 태워줄 수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종종 걸음으로 일을 마치고 눈썹을 휘날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예상 도착 시간이 지나가자 마음이 불안해졌다.
만나는 장소를 변경해서라도 태워줄 요량으로 아이에게 빨리 움직일 것을 재촉했다.
결국 데려다 주지도 못하고 차를 돌렸다.
순간 화도 나고 억울했다.
그 마음을 표현하자 딸은 “엄마가 된다고 했잖아!
그럴 땐 안 된다고 해야지.”
정말 제대로 한 방 맞았다.
평상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줄 수 있는 만큼 준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너를 위해 내가 이렇게까지 했어’라는 마음과
그 노력을 알아주기를 바라는가보다.
아이의 서운한 표현 덕분에
내가 할 수 있고, 줄 수 있는 것이 더 분명해졌다~♡